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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2 오후 3:56:52 입력 뉴스 > 기자수첩

[기자수첩]박근영 명예기자
4조5천억이 어린아이 장난인가?



4조 5천 6백 억이 어린아이 장난인가?

경주시는 우선 혼연일치된 단결이 선행되어야 할 중차대한 시기를 맞고 있다.

 

지난 5월 19일 경주시청에서는 시장이 주체가 되어 경주고도보존회를 초청하여 방폐장과 관련한 국책사업 추진 현황에 대한 설명회가 있었다.

 

나 역시 고도보존회의 일원으로 이 설명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그 설명회 이후 시종 석연치 않은 기분을 털어버릴 수 없어 이 글은 쓴다.

 

▲ 경주고도보존회 초청 설명회에 참석한 박근영 명예기자
 

무엇보다 이날의 설명회나 그간 발표된 각종 언론들의 발표를 종합해보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경주시가 방폐장 유치에 따른 후속조치들을 하고 있는데 이런 과정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혹은 정치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다.

 

경주시는 총 8조 8천 5백억이 넘는 지원요청사업안을 상정하여 이중 지원사업 55개와 장기검토사업 7개안, 해서 전체 62개 안 4조 5천 6백억원의 예산을 책정 받았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감사 행사를 시민체육대회를 통해 열자는 분위기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 4조 5천억 원은 그렇게 만만한 액수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6월에 있을 최종적인 심사를 경주시가 기다리고 있다는 연막을 깔기도 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4조 5천 6백억 원이 마치 때놓은 당상이라도 되는 듯이 자신하고 있다.

 

아직 예산안 자체가 세부적으로 완전히 결정되어 예산이 배정된 것이 아닌데도 이런 공언이 나오는 것은 자칫 경주시민을 또 한 번 나락으로 빠뜨리는 결과가 될지 모른다. 무엇보다 4조 5천 6백억의 예산안 통과는 ‘예산안 자체’의 통과로 보인다.

 

그렇게 통과된 ‘예산안’을 가지고 실제적으로 얼마나 많은 금액을 배정받을 수 있을 지는 아직도 미지수이다. 자칫 전시행정적인 발표나 근거 없는 희망을 시민들에게 주었다면 지금부터라도 그 발표가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었음을 시인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경주시! 와 시민 전체가 혼연일치 되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예산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신뢰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수원부지가 양북면 장항리로 결정되어 있는 것도 마음을 무겁게 하는 대목이었다. 물론 결정과정에서 주민들의 ‘격렬한 염원’이 있었다는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좁은 부지로 인해 두산중공업 등 한수원을 따라 들어와야 할 다른 기업들이 난색을 표명하거나 부속 시설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현실 등으로 인해 유치를 희망했던 양북면조차 김이 샌 표정이라고 들었다. 이렇게 한수원 이전 건이 겉치장만 요란하고 실익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로 전락했다면 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장항리는 향후 경주의 새로운 관광패턴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다. 앞으로 이 지역은 기림사와 골굴사 그리고 감은사지와 대왕암을 바탕으로 동해안권 관광을 키워나가야 하는 핵심 지역이 될 것이다.

 

그런 곳이 유적이나 주변 환경과도 배치되는 현대식 건물로 훼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주시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 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주고서라도 한수원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 경주가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실익을 챙기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새로운 한수원 부지를 고도로서의 경주 이미지에 손상이 가지 않는 곳에 설치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경주의 소식을 접하는 과정에서 안타깝기 이를 데 없는 일이 있다. 경주의 정치 지도자들이 서로 반목하고 있다는 말이 그것이다. 국회의원과 시장이 반목하고 있고 시의회와 시행정부가 서로 부딪히고 있다는 소문은 이미 경주 시민이면 어린 아이들까지 다 아는 이야기가 되었다.

 

그 와중에 경주의 정치지도자들은 ‘신라의 삼국통일 이래 가장 중요한 시기가 지금이다’고 외쳐대고 있다. 생각하건데 이 말은 치적을 포장하기 위한 말로만 들린다. 정작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이처럼 서로 반목하는 것이 과연 진정하게 경주를 위하는 대승적이고 거시적인 일인가? 치적만 서로 가지려고 하고 정작 중요한 ‘총력’에서는 뒷짐을 져버린다면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바라건데 국회의원이든 시장이든 의회든 행정관료든 지금의 재임기간이 진정하게 경주를 위해 봉사하는 마지막 순간이 되어도 좋다는 원칙을 가져주기 바란다. 그렇게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경주의 장래는 결국 정치지도자들로 인해 사분오열되고 말 것이다. 그런 다음 과연 다음번에 다시 국회의원과 시장과 의회의원이 될 수 있을까?

 

경주시민들에게도 이 점은 직설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다. 모든 지역이기주의와 모든 개인적인 이득은 이번 방폐장 관련 사안에서 버려야 할 것이다. 우선 ‘가장 바람직한 경주’라는 테마가 완성된다면 그 뒤의 떡이나 떡고물은 가만히 있어도 전체의 차지가 될 것이다.

 

적나라한 예로 한수원이 좀더 넓은 지역으로 이전되어 그에 수반되는 다른 기업들이 밀려들어왔다고 하면 그들이 결국 주말에는 감포로 가서 회도 먹고 술도 마실 것이다. 그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양동마을도 가고 불국사도 갈 것이다. 그 기업들에 들어가는 사람이 적어도 동네에 한 둘 이상은 나올 것이다. 경주 경제가 살고 주민들이 살찌는 것은 그런 기본이 튼실하게 행해지고 난 뒤에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부산물이다. 반면에 지역 이기주의에 빠져 그 기본을 무시하고 제 몫부터 챙기려 든다면 결국 너나 나나 같이 죽을 뿐? 甄?

 

이제 경주에는 ‘말 한 마디 잘못하면 자칫 맞아죽기 쉽다’는 식의 패배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그런 상태에서 정치인들은 제 공 앞세우기에 급급하고 공무원들은 복지부동한 채 소신을 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지역의 정서를 제대로 이끌 지역 언론조차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눈치만 살피고 있다. 경주가 과연 이렇게 표류해도 좋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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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영 명예기자(gjnews@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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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구름
박근영 기자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정치인의 올바른 생각과 소신 지역주의가 아닌 경주전체의 발전을 위한 시민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2012-08-06
같은생각
내생각하고 어째이리 똑같을까 내가 하고싶은말 속시원하게 잘해주시네 고맙읍니다 2007-05-24
파리
기자님 글 100% 이상으로 동감합니다. 경주발전에 무엇이 덕인지 무엇이 중요한지 좀 생각합시다. 2007-05-23
이번에
울산산하지구에한수원효과를그대로갖다바쳤다울산산하지구레져개발로감포레져단지는사업성이없어져어려운국면을맞이한다.양북에한수원이들어서지않았다면산하지구는계획도없었을것이다. 2007-05-23
금잔디
좋은 말씀입니다. 하지만 시민의 한사람으로 무엇을해야할지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내내 말만할뿐... 200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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